미주복음방송사장 박신욱 목사님의 '가정을 지켜야 합니다.' 입니다.

어제는 교회마다 추수감사주일로 지켰습니다. 저는 몇해 전부터 추수감사주일 예배는 어김없이 선교사님들과 함께 드립니다. 사연인즉 이렇습니다. CMF 가정사역원에서 해마다 추수감사주일 주말에 선교사 부부를 초청하여 선교사부부축제를 열고 있습니다. 2박 3일 부부축제가 열리는 동안 가정사역원 간사들은 다른 곳에서 선교사 자녀들을 위한 수련회를 가지며 엄마 아빠들이 세미나를 잘 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그리고 추수감사주일 아침예배는 부모를 떠나 있던 자녀들과 함께 온가족이 폐회예배겸 추수감사주일 예배를 드리는 것입니다. 목회자들은 주일 강단을 비울 수 없기 때문에 어쩌다 제가 해마다 말씀을 전하게 되었습니다.

올해 28회 CMF 선교사부부축제에는 모두 15 선교사님 부부와 40명의 자녀들이 참석했습니다. 저는 올해도 마지막 순서인 추수감사주일 예배를 함께 드리며 말씀을 전했습니다. 예배를 드리기 전에 저는 예배 장소에 먼저 도착해서 맨 앞자리에 앉아 마음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선교사님 가족들이 도착했는지, 뒤에서 아이들이 엄마, 아빠에게 소곤거리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그 소곤거리는 소리가 그렇게 아름답게 들릴 수가 없었습니다. 마치 천사들의 노래소리처럼 들렸습니다. 선교사 가정은 참 아름답고 복되다는 생각이 마치 처음 느낀 것 같이 제 마음에 물결처럼 밀려왔습니다.

준비찬양이 시작되었습니다.

“곤한 내 영혼 편히 쉴 곳과 풍랑 일어도 안전한 포구
폭풍까지도 다스리시는 주의 영원한 팔 의지해
주의 영원하신 팔 함께 하사 항상 나를 붙드시니
어느 곳에 가든지 요동하지 않음은 주의 팔을 의지함이라”

찬송가 406장을 부르는데 흘러내리는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저만 아니라, 선교사님들도 흐느끼고 계셨습니다. 계속 찬양을 이어가는 동안 저는 성령께서 회중 가운데 임재하고 계심을 느꼈습니다. 하나님께서 선교사님 가정들을 얼마나 사랑하고 계시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예배를 마치고 점심식사를 하는 중에 들은 이야기입니다. 강사로 오셨던 황순원 사모님께서 우리 모두가 찬양을 하는 동안에 환상을 보셨다고 합니다. 제가 앉았던 자리 앞에 예수님이 서셔서 손을 내밀고 계시더라는 것있습니다. 사모님의 간증을 듣자, 찬양을 할 때 왜 그렇게 제 마음이 감동되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어느 찬양이든지, 그 가사들이 제 마음에 다가오면서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던 것이 주님의 만지심이었던 것입니다. 찬양을 하는 동안에 주님께서 제 마음에 주셨던 메시지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우리에게 가장 큰 시련과 고통은 가정에서 오지만, 이 땅에서 가장 복된 곳은 가정이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선교지와 같은 힘든 곳에서 사역할 때 사역에서 오는 어려움이 가장 클 것이라고 쉽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선교사님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선교사역에서 어려움을 만나고, 교회에서도 관계의 어려움으로 마음 아파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가정 안에 잠재되어 있는 어려움이 더 크고, 사랑하는 가족 사이에 어려움이 있을 때는 더 큰 고통으로 다가옵니다. 그렇지만, 그 시련을 극복하기만 한다면, 가정이 우리에게 주는 복은 이룰 말할 수 없습니다.

선교사 엄마, 아빠가 열심히 사역하는 동안에 자녀들은 외롭고 힘든 선교지에서 자칫 홀로일 수가 있습니다. 선교사 자녀들은 예외없이 부모에게 말하지 못할 문제들로 고통을 당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선교지의 현지인 아이들 사이에서 선교사 자녀들은 마이너리티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외지에서 고군분투하는 엄마, 아빠를 보면 자신들의 문제로 엄마, 아빠의 마음을 힘들게 할 수도 없습니다. 그것은 안식년으로 미국에 와서 1년, 2년 살아야 하는 동안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연장교육을 위해 밤낮없이 책을 들여다 보야야 하고, 후원교회 방문으로 시간이 없는 아빠, 엄마 사이에서 아이들은 여전히 자신들의 문제는 그저 가슴에 담고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2박 3일동안 다른 선교자 자녀들과 함께하는 공동체 생활은 놀라운 기회를 제공합니다. 선교사 자녀들이 선교지에서 겪었던 상처와 아픔을 서로 나눌 때, 자기들이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왜 그러한 어려움을 자기들만 겪어야 하는 지, 다른 문화권에서 복음을 전하는 엄마, 아빠의 선교사로서의 정체성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면서, 선교사 자녀로서 자신들의 정체성도 확인하게 되는 것입니다. 복음의 귀함을 깨닫게 되면서 예수님을 영접하거나, 선교사로 헌신하는 자녀들도 생깁니다. 선교사 엄마, 아빠에 대한 긍지가 생깁니다.

어제 추수감사절 예배를 마치고 선교사 자녀들을 돌보아 주었던 간사님들과 선교사 자녀들의 간증이 이어졌습니다. 선교사 부부들은 세미나 일정이 밤 10시가 넘어가지 않도록 다음 날을 위해서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그러나, 선교사 자녀들은 수련회 기간동안 자정을 넘어 새벽 1시까지 잠을 자지 않고 기도하며 간증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해서 모두가 웃었습니다. 어떤 7학년 학생이 간증했습니다. 자기는 선교사 자녀 수련회에 오기가 싫었는데, 첫 날 저녁에 아이들이 돌아가며 선교지에서 겪었던 어려움들을 이야기할 때 예수님을 보았는데, 겟세마네 동산에서 피가 땀이 되도록 기도하는 모습이었다는 것입니다.

2박 3일의 짧은 기간에 15명 선교사 가정이 회복된 것입니다. 부부뿐 아니라, 자녀들까지 온가족이 복음 안에서, 그리고 선교사명으로 하나가 된 것입니다. 예배를 시작하기 전, 2박 3일만에 엄마, 아빠를 만난 아이들이 엄마, 아빠에게 소곤거리던 소리가 왜 그렇게 천사의 소리처럼 들렸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엄마, 아빠와 함께 아이들이 목소리 높여 찬양할 때 주님께서 손을 내밀어 축복하신 이유가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청취자 여러분,

추수감사절은 온 가족이 함께 모이는 미국에서 가장 중요한 휴일의 하나입니다. 더욱이, 미국을 건설한 청교도들이 하나님께 드린 추수감사예배가 기원입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할로윈데이가 성행하기 시작하면서 추수감사절은 퇴색되어 가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고 염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가정을 지켜야 합니다. 가정마다 어려움과 고통이 없는 가정은 없습니다. 그렇다고 가정을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온 가족이 함께 모여 각자의 상처와 아픔을 나누어야 합니다. 서로 격려하고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우리 자녀들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축복해야 합니다.

이번 추수감사절을 그냥 지나쳐 보내지 마시기 바랍니다. 온가족이 함께 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나아가서, 가족이 없는 주위의 형제, 자매를 초청하여 하나님의 사랑을 나누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축복하실 것입니다. 가정이 무너져 가는 미국을 회복하는 복된 가정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