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는 우리들의 손안에 있습니다.

“The Future is in our hands”
태국의 서부 국경에 위치한 매라 카렌 난민촌의 한 시설에 부착된 글이다.
이 부착물의 글 내용은 오늘 그들이 처한 현실을 잘 말해주고 있다.

1984년부터 시작된 미얀마 카렌 난민의 역사는 30년이 되었다.
1950년대 이후 미얀마의 동부국경을 수십 년 동안 사실상 지배하던 카렌정부(Karen National Union)는 1984년부터 위기가 급속히 찾아왔다.
미얀마군의 후방에 대한 공격과 내부의 분열 등으로 조만 간에 본고향으로 돌아가기를 기대하던 카렌은 30년이 넘게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태국내에서는 난민지위를 획득하지 못한 상황이 계속되어 난민수용시설에 살 수 밖에 없는 상황이 계속되었다.

다양한 문제와 상황 속에 노출된 이들의 감당해야 할 영역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갇힌 곳에서의 삶에서 자연스럽게 찾아온 정신적인 스트레스.
전투에 참여하였다가 전투의 결과로 발생한 육체적, 정신적, 상처들
희생된 군인들 가족들에게 남겨진 2. 3. 차 문제들
오랫동안 지원으로만 살아온 무기력한 삶의 방식들
그들이 온 지역의 삶과는 비교하면 전혀 다른 환경
부모의 고향을 느끼지 못한 채 난민촌에서 태어난 2세들.
2004년 이후 제 삼국 난민자격 취득 후 떠나버린 사람들과 남겨진 사람들의 거리.
인텔리 다수가 제 3국으로 가 버린 상황에서 남은 카렌의 리더십의 부재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 대한 절망과 분노…………….

이런 현실가운데 갑자기 미얀마의 상황이 변하기 시작하였다.
휴전과 협상 그리고 기다림과 내부 조정이 계속되고 있다.

그들이 살던 대부분의 땅은 이미 버마인들이 정착해 버린 형국.
적이었던 두 부류가 다루어야 할 미래의 교육문제 등등….

이들 앞에 놓여진 문제와 다루어야 할 영역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 다양하고 복잡한 요소들을 고스란히 안고 가야 할 사람들이다.

미래가 우리들의 손안에 있다고 하지만 감당해야 할 짐이 참 무겁다.
지금 미얀마와의 협상 한가지만도 만만치가 않다.

그래도 그들의 가장 큰 소망은 그들의 땅으로 가는 것이다.
고향이기 때문이다.
고향과 고국은 척박하고 힘들어도 그 만큼 크고 깊은 의미가 있는 것이다.
그곳은 그들의 뿌리이고 그들의 어머니이기 때문이다.

NGO가 일부는 도울 수 있지만, 결국 ‘이들의 미래는 이들의 손안에 있는 것’이다.
이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참 작고 보잘것없어서 초라하기 그지 없다.
그렇지만, 이들을 위하여 친구와 동행인으로 격려하고 기도할 것이다.
그것이 “미래는 우리들의 손 안에”있는 카렌민족의 손을 잠시 따뜻하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