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스런 파파야의 슬픈 현실

수확기가 지난 수 많은 파파야 열매가 익었는데 버려져 있고, 관리인도 보이지 않는다.
태국에서 가장 개발이 안된 매홍손도의 쏨머이군 지역을 여행하면서 만난 한 그림이다.
이런 오지에서 제법 규모가 있는 파파야 농장도 보기 어렵지만, 버려져 있는 모습은 너무 안타까웠다.

파파야는 생각보다 쓸모 있는 과일이며 야채이다.
우선영양과 효능이 뛰어나다.
파파야에는 비타민 B C, 칼슘, 인, 철, 당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파파야는 ‘약나무’ 라고 불릴 정도도 다양한 예방과 치료효과를 가지고 있다.
소화, 변비, 위염, 감염방지, 아토피, 뇌경색, 동맥경화, 만성 간질환뿐만 아니라 구충제와 항암 효과도 뛰어나다.

야채로서 많이 사용되어 태국국민은 물론 대부분의 외국인들이 좋아하는 쏨땀 이라는 파파야 샐러드의 식재료이기도 하다.
가격도 저렴하여 서민들이 부담 없이 살 수 있는 과일이다.
1킬로그램에 700원 정도하는데 그 정도면 한 식구가 식후에 먹기에 적당한 크기이다.

그런데 품질 좋은 파파야 수천 그루의 탐스런 열매들이 버려져 있다.
노랗게 익은 것은 이동과 보관을 고려할 때 수확기를 지난 것이다.
초록색이지만 다 자라 수확기에 이른 것도 거들떠 보는 사람들이 없다.

겨우 수소문하여 주위 사람들에게 사정을 알아 보았다.
이곳에 파파야 농장을 일군 사람은 이 지역 카렌이 아니라 몽족이라고 한다.
20만받(약 700백원) 정도 되는 제법 많은 액수를 들여서 공장에 납품하려고 재배하였다.
그런데 수지타산이 안 맞아서 이번은 수확을 포기하였다고 한다.

이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도시에 많은데, 수확과 운반 그리고 판매에 이르는 과정에서 이윤이 되지 않은 것이다.
치앙마이 근처에 이런 파파야 농장이 있었으면 수확의 기쁨을 누리고 있을 텐데.,..

허망한 농사꾼의 마음이 수확기를 지나도 버려져 있는 탐스런 파파야 속에 담겨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일과 관계와 노력가운데 이런 일을 종종 만나게 된다.
열심히 힘을 써서 좋은 결과가 보이는 것 같은데, 실제 도움이 안 되는 경우이다.
농사를 짓는 적지 않은 분들이 자주 경험하는데, 참 안타까운 모습들이다.

인생의 마지막도 이런 결과를 맞는 분들이 있을 것 같다.
열심히 살고,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였는데, 마지막 인생의 결과의 기준은 다르다고 한다.
오늘 화려하고, 볼만하고, 남들이 부러워하게 사는 인생들도 예외는 아니다.
모든 인생이 서게 되는 마지막 자리는 하나님 앞이기 때문이다.

파퍄야 주인은 가지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는 적당하게 따 가라고 하였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도 몇 개의 파파야를 따서 여행길에 먹기도 하고 나누어주었다.
이번 여행은 4일이지만, 인생의 마지막 여행길은 다시 돌아 되돌릴 수 없음을 생각한다.
허망함이 아니라, 기쁨과 감격으로 인생의 마지막 결실을 거두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