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을 말하지 않았습니다.”
예기치 않은 카렌침례총회 회계인 루카 장로의 이와 같은 말은 선교사의 역할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보게 한다.
이것은 선교지에서 필요한 사역을 위한 현지교회의 책임과 관련이 있었다.
1952년에 미국침례교회 선교사들이 태국에 있는 카렌민족과 관련을 맺고 사역을 시작하였다.
농업개발, 의료, 교육, 신학교 등등 매우 다양한 영역에서 사역이 이루어졌다.
이런 사역을 하는 가운데, 필요한 재정을 준비할 때, 아주 상징적인 액수만 현지교회가 책임을 지도록 하고, 대부분의 재정은 선교사들이 미국교회에 요청을 하고 사용하였다.
현지교회지도자들로 구성된 위원회가 있었지만 그 역할은 선교사가 외국에서 모금된 선교비를 사용할 때 형식적으로 결정하는 정도였다.
그는 이런 선교사의 모금 방식으로 인하여 현지카렌교회는 여러 부분에서 헌신하지 않아도 되었다고 한다.
“진실”을 말하지 않았다는 것은 현지교회가 사역에 필요한 헌금을 스스로 해야 한다는 것을 선교사들이 강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실 이 표현은 다소 오해를 남길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왜냐하면 태국 카렌민족을 위한 미국선교사들의 사역은 적합한 영역들이 많기 때문이다.
미국 선교사들은 헌신적으로 사역을 했고, 현지교회의 건축이나 목회자 사례비 지원 등을 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초기에 총회를 구성하고 난 이후에 현지 리더십을 존중하고 함께 해 왔다.
현재 카렌침례총회가 태국에서 단일 교단으로 가장 큰 규모로 성장하게 된 원인 중 하나는 미국선교사들의 역할들이 적지 않다.
그런데, 카렌침례총회 회계인 루카장로의 지적은 중요한 교훈을 준다.
가난하다고 해서 마땅히 해야 할 헌금에 대한 강조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진리에 관한 부분은 아니지만, 건강하고 성숙한 교회가 되기 위하여 필수적인 부분이다.
이렇게 말한 배경 중 하나는 그가 총회신학교의 기숙사 건축을 위하여 현지교회를 방문하면서 모금을 할 때 가난한 현지교인들의 분에 넘치는 헌금을 지켜보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태국군 대령으로 예편한 그는 그가 받는 1년 총 연금의 반 이상 되는 500만원 정도의 건축헌금을 통해 본을 보여 주었다.
그가 이런 이야기를 한 후에 나에게 잊지 못할 것이 말을 한다.
“이런 건축을 위하여 우리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하는 ‘사실’을 가르쳐 주어서 감사합니다.”
같이 나도 모금위원회의 한 위원으로 참여하면서, 외국교회에 손을 벌리지 말고 스스로 하자고 강조하였던 시간들이 감사로 다가온다.
헌신하고, 노력하고, 희생하는 것은 선교사에게 꼭 필요한 자세이지만, 때로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을 때가 있다.
현지교회가 가야 할 적절한 방향과 책임을 나누고 구체적으로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다.
루카 장로의 지적은 다시 한번 이 부분을 확인하게 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