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 속에서 복음을

선교지에서 사역하는 선교사들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일 중에 하나는 현장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이해일 것이다.
왜냐하면 이들은 진공상태에 있지 않다.
현지인들은 문화와 역사 그리고 환경과 관계가 복잡하게 연결되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복음을 전하기 위하여 현지에 대한 이해와 연구가 필수적이다.

매사리앙에 있는 천주교 성당의 모습은 기독교의 복음이 불교라는 문화 속에서 전하고자 하는 과정에서의 고민이 잘 나타나 있다.
불교사원에 익숙한 현지인들이 교회에 들어올 때 부담을 줄이고자 하는 노력이 다양하게 보인다.
천주교의 성당의 모습이 불교사원과 비슷한 점들이 많기 때문이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성당의 지붕의 모습이다.
지붕이 층으로 되어 있다. 옆과 앞 모두가 그렇다.
태국절의 지붕이 층으로 되어 있는 것과 비슷하다.
태국불교의 양식은 힌두교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절 지붕이 힌두교의 신들의 고향인 메루산을 형상화한 대개 3층으로 되어 있다.
천주교이지만 절의 외형의 모습을 따라 했음을 보여준다.

지붕의 층의 모서리에는 용의 모습이 있는데, 이것은 ‘나가’라는 석가보니가 성불할 때 보호하는 수호신의 모습이다.
매사리앙의 성당의 지붕도 비슷하게 만들었다.

성당의 입구에 들어가는 모습도 절의 모습도 비슷하다
그리고 성당의 명칭은 아예 태국어로 ‘절’이라고 적혀 있다.

이런 모습을 보노라면, 이게 혹시 불교와 혼합된 것이라는 생각을 줄 수도 있다.
지붕의 십자가면 제외하고는 일반적인 교회모습보다는 절의 모습에 가깝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 속에는 우리의 선입관이 들어 있는 경우가 많다.
교회당을 생각할 때 우리는 우리에게 익숙한 교회당을 그리고 그것을 당연시 한다.
최근은 많이 달라졌지만 과거 한국교회당은 서구교회의 모습과 유사하였다.
엄밀히 말하면 한국식 교회당이 아니지만, 익숙해지니 우리 것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사실 초대교회에는 교회당이 없었다.
성도들의 가정에서 모였기 때문이다.
이후 교회당은 필요에 의해 각 지역의 문화와 환경과 관련하여 변해 왔다.

물론 혼합된 사상은 배격해야 하여야 한다.
그렇지만, 현지들이 복음을 효과적으로 듣기 위해 불필요한 장애를 제거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성경에 나온 진리의 기준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현지 상황에 적합하게 하는 것은 매우 지혜롭게 필수적인 것이다.

매사리앙의 성당을 통하여 현지에 접근하고자 하는 노력은 배워야 할 부분이 아닌가!